Vacant Aquila
바칸트 아퀼라
“가을에서 오셨수? 보호색이 단풍이네.”
✶ 남
✶ 20세
✶ 186cm
App.
말이나 행동이 도리에 어긋난. 요약하자면, '못돼 먹은 놈.' 입이 험한 것도 있겠으나 비딱한 말본새로 응하는 것이 큰 문제일 것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야 할까?'를 느끼게 하는 까닭은 고의적으로 거리감을 조성하기 때문. 쓸데없이 호의를 베풀지 않고, 도리나 원칙을 의심하며 믿지 않는다. 폭력과 외면이 쉬운 불의한 행위자. '손해 보는 짓은 하지 않는다.'라는 주의. 저런 성격과 합쳐져 다소 간교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의외로 담백한 편. 구태여 꾀까지 부려가며 남을 해하지는 않는다. 생존과 자립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합당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여긴다. 자신에게의 개입을 사양하고, 남의 인생에도 끼어들지 않는 쪽. 나서서 악을 행하지는 않지만 선하다고 말하기에도 어려운 성격. 거듭 강조하지만, “그게 내 알 바인가?” 따위로 표현되는 언행이 문제일 것이다.
Profile.
머리카락은 밝은 회갈색, 앞머리 일부는 그보다 밝다. 안와가 깊고, 한 방향의 쌍커풀이 도드라지는 후디드아이. 동그란 동공에 샛노란 홍채가 맹금류의 눈을 똑 닮았다. 오른손 소지에는 손톱 대신 자리한 흉터가 있고, 왼손은 약지와 소지를 절단했다. 소실된 영역은 한마디를 조금 넘는다. 숨기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두꺼운 장갑을 끼니 드러날 일 역시 없는 모양. 체온이 낮은 편으로, 저체온증을 의심하게 할 만치 차갑다. 혹한 끝에 오는 타격은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겠으나 본인은 추위를 느끼지 '못' 한다고. 반대로 사람의 체온이 닿는 것조차 데인 것처럼 뜨거워 타인과 접촉하는 일 자체가 드물고 불가에 가까이 가길 꺼린다.
etc.
'가장 낮은 땅'으로부터. 대개 유랑했거나 바깥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지하굴. 무리의 인원은 종종 바뀌곤 했으나 적지 않은 외부인 중 누구도 이곳에 대해 알고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절벽을 끼고 있는 좁은 입구가 그림자 진 암벽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은신처 역할을 해내는 데에 도움을 주었겠지만 그와 별개로, 이런 곳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세상은 알지 못한다.
지하로 향하는 길이 깊지도 않은 이 작은 공간이 ‘가장 낮은 땅’이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은 추방의 오명을 쓴 이들이 추적을 피한 끝에 다다른 곳이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땅엔 해가 들지 않는다.
하늘의 제왕이라는 이름이 우습게도, 남자는 가장 낮은 땅에서 태어났다. 산지기. 장작 대신 쓸만한 뗄감을 찾거나, 광석 매장지라고 추정되는 곳을 조사하는 것이 업이었다. 스승이 있었던 모양인지 생각 이상으로 요령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