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거리는 긴 먹빛의 머리카락은 정돈이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로 쉽게 흐트러진다.
매번 아무렇게나 내려 묶어 길이조차 분간하기 어렵지만 대충 등의 중간 즈음에 왔음을 짐작한다.
가끔 피로가 도드라지면 눈꺼풀이 접히는 속쌍꺼풀. 뱀을 떠올릴 법한 인상. 도통 빛이 들지 않는 새카만 흑안과 다크서클.
핏기가 느껴지지 않는 창백한 낯은 시비가 붙어 피로 얼룩지기 일쑤다.
번견의 광증이라는 것은 예측불허의 것이니.
Profile.
상냥한 사회성/예측불허/도를 모르는/폭력적 해결/무감정한
대체적으로 상냥하다.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관계 없이 늘 웃고 있으며 사투리를 사용해서 그렇지, 말을 둥글게 하는 편이다.
공격적인 언사에도 그렇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아, 애초에 이기고 지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일 테지.
누가 옳고 그른지,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지 아닌지는 제 알 바 아니므로.
적당한 사회성을 탑재한, 무난해 보이는 인상에 속았다면 치엔이 가진 치명적 결함에 어떠한 피해를 본 다음일지도 모른다.
조금만 지내 보면 알 수 있을 테지만 그는, 조금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어찌 사람을 다 알겠느냐만, 우리가 읽지 못하는 것은 ‘폭력’의 시동이다.
발화점이 높은지 낮은지, 주제가 무엇이었는지조차…….
확실한 것은 딱 하나인데, 그는 ‘보복’을 유쾌해하지 않는다.
군집 생활을 하는 벌레들을 연상시킬만치 득시글대는 구룡의 정보망에도 그와 관련된 사건만큼은 명확한 증인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장 예이 치엔과 대립 관계에 있었던 이들, 원한을 샀을 법한 이들 전부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소문 뿐.
그마저도 5년 전쯤, 사건의 빈도조차 확 줄어들며 그의 이름을 듣는 일조차 드물어졌다.
치엔이 조직의 본보기를 피하지 못하고 손가락을 절단 당한 뒤다.
물론, 어디까지나 횟수가 줄었다는 것이지 돌발행동이 완전히 사그라들었을 리는 만무하다.
번견의 광증이라는 것은 예측불허의 것이니.
etc.
재벌 가문의 삼남‘이었던’ 사람. 위로 형, 누나, 아래로 남동생이 하나 있다. 현재는 사망신고가 되어 있으며 신분이 말소되었다.
중국의 전통술, 마오타이 양조장 20곳 중 12개를 그의 가계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의 매출이 말도 안 되는 대기업.
그 ‘유통권’의 일부는 죽었다고 알려진 지금도 그의 손에 있는데,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5년 전, 끝내 조직을 팔고 도망친 연인을 방조했고, 그 추궁의 과정에서 처벌을 받았다.
둘 모두 계급이 높지 않았던 데다 정말 아는 것이 없었으므로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연인의 행방은 여전히 모른다.
처분은 오른손 엄지의 절단. 도로 붙여두기는 했지만 힘줄 손상으로 악력이 현저히 약화되었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고, 직접 손가락을 펴주어야 할 때도 있는 모양.
외관으로 보이는 변형은 없기 때문에 스치듯 보면 모를 테지만 오른손잡이인 까닭에 일상생활 중 쉽게 들킨다.
익혀온 전투 스타일 전반을 바꿀 수는 없었기 때문에 왼손의 사용을 늘리고 나이프를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게 되었다.
버림받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사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그녀에 대한 모욕이 있다 한들 신경 쓰지 않는다.
그걸 욕으로 듣지 않아서가 아니라, 개가 짖는다고 신경 쓸 게 아니기 때문. 손이 나간다면 그건 시끄러워서지 분에 겨워서가 아니다.
애초에, 당신을 사람이라고 인식이나 할까?
여전히, 왼손 약지에 은색의 반지를 끼고 있다. 그녀가 빼도 좋다고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쟝, 예이치엔, 치엔. 어느 쪽으로 불러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갖은 약의 흔적으로 입안이 검다. 혀뿌리 부근도 차차 검게 바뀌는 중. 지금은 끊었다고 하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아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음.
통증을 극도로 싫어해서 피어싱 종류의 악세서리는 착용하지 않는다.
양쪽의 손목, 발목, 목을 휘감는 사슬 문신이 있다. 꼭지가 돌았을 때 해당 부위를 천천히 매만지면 놀랍도록 빠르게 진정하는데, 그녀가 남긴 주문 같은 것이다.
암살 위협 때문에 무술을 배워왔기 때문에, 길거리 싸움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전히 훈련은 반복 중.
몸에 붙는 무채색 옷을 선호. 대부분 검은 색의 목폴라에 약간 무거운 재질의 코트(대개 창파오)를 입는다.
흔적이 남는 까닭에 술이나 담배는 멀리 하는 편.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다. 잃을 것도 없어 계산적인 면모도 없어 보인다.
태평한 태도에, 삶에 고저가 없다. 다만, 낙천적이라는 점이 의외. 살다 보면 무언가 있겠거니.
장 위엔 샨샨(澄 袁姗姗)
64세, 172cm. 어머니.
장 예 이 치엔의 어머니.
입가 주름은 거의 없고, 눈가 주름만 약간.
머리는 희끗해지기 시작해 염색은 빼먹지 않는다.
치엔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않고 실제로 살인 방조 및 시체 유기는 이미 여럿.
양조장 전체가 그녀의 소유고, 그룹을 운영하는 사람답게 모럴 기준이 낮은 편.
장 옌 시(妍希)
38세, 182cm. 형.
- 흑갈색 머리카락, 흑갈색 눈동자, 세로 동공.
- 끄트머리가 쳐진 눈, 아버지 닮아 두꺼운 눈썹.
- 마초적이고, 가정적인 성격.
- 메이(전 아내) 이상의 여자는 만날 수 없으리라 여김.
- 치엔을 극도로 싫어하고, 동시에 영문모를 공포를 느낌.
- 본업은 사업. 어머니께 밉보여 아버지 쪽 법무 일을 함.
- 취미는 격투기. 챔피언 자리를 여러 번 투쟁했고 현재는 아주 자리매김한 모양.
- 부상 후유증으로 간혹 시야가 안 맞고, 두통과 현기증 동반.
장 웨이화(为韦)
37세, 183cm. 누나.
- 어두운 베이지색 머리카락, 청록색 눈동자, 세로 동공.
- 무뚝뚝함(무감정X), 표정이나 표현이 거의 없음.
- 가족과의 사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데 아버지가 많이 예뻐함.
- 웨이화도 호불호를 묻자면 '제법 많이 좋아한다.' 인데 표현이 없다.
- 동물을 정말 좋아함. 뱅갈 한 마리, 리트리버 두 마리와 동거.
- 학생 때부터 동물 관련 단체에 꾸준히 기부하고 관리하는 중.
- 치엔에게 별생각 없음. 어머니 외 유일하게 살인 사실을 알지만 관심 없음.
- 본업은 사업. 양조장의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있음. 생산 제조, 기타 등등.
- 본업만큼이나 유명한 것은 그녀가 펜싱 국가대표라는 것이다.
- 화보도 여럿이지만 인터뷰는 대부분 거절하는 모양.
- 굉장히 날렵하고 유연함.
장 신위(馨予)
26세, 185cm. 동생
- 흑발, 흑안. 눈이 치엔만큼 검지는 않음. 동그란 동공. 웃을 때 보조개.
- 부모를 반반 섞은 것 같은 외모.
- 늘 상냥하고 다정하지만, 가족 외에 의미를 두지 않음.
- 가족을 맹목적으로 아낌. 치엔에게 호감, 호의 모두 있음.
- 누나가 좋아해서 티는 잘 안 내지만, 동물 싫어함.
- 뭘 하든 그럭저럭함. 본인은 늘 평범하다고 생각함.
- 기억력, 판단력, 사회성 모두 훌륭해 그룹의 인사관리를 맡고 있음.
- 하고 싶은 게 없음. 굳이 흥미가 있는 게 있다면 치엔.
- 옌 시가 치엔에게 갖는 폭력적인 감정들을 중재하고 무관심한 누나를 챙기고, 부모님에게 애교 떠는 포지션.
/‘메데이아.’ 치엔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붉은 머리의 미녀./
/그녀는 형의 전 아내로, 어머니(장 위엔 샨샨)의 극심한 반대 탓에 파혼당했다. 지위와 재력을 노린 것이었다는 정황이 꼬리를 잡힌 것이다. 먼 타지로 도망칠 처지가 되자 그녀는 한 가지 보험을 들어두기로 한다. 샨샨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자 분신처럼 아끼던 ‘장 예 이 치엔’을 납치하기로 마음먹은 것. 교묘한 술수와 협박으로 아이를 꾀어 조직에 몸을 담그게 한 뒤, 사람을 죽이게 하여 업보를 쌓고 약을 통해 길들였다. 그렇게 십여 년을 세뇌당한 끝에, 치엔은 책임감을 느끼며,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무슨 수를 써서든 그녀를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그렇게 아껴야 할 상대는 그녀 하나뿐이라고./
/다만, 메데이아도 몰랐을 사실은, 장 예 이 치엔의 첫 살인은 이 순간이 아니다. 그러므로 본래 이런 성정이었던 그에겐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