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밀빛 머리카락. 색빠진 다홍빛의 따뜻한 눈동자. 크고 작은 흉이 남은 흰 피부. 모두 색소가 사라져가는 듯 말갛다. 실제로, 10대에는 머리카락과 눈동자 모두 옅은 갈색이었다. 병인지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본인도 별 관심이 없는듯, 지금 당장 사는 데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태평하게 내버려둔 상태.
수상쩍은 선글라스 너머로 눈이 마주치고 몇 초, 곧 히죽 웃어보인다. 실없어 보이지만 적어도 위협적이지 않은 표정. 눈썹은 살짝 쳐졌다. 근육이 잘 붙은 몸은 아니고, 움직이는 모습도 느릿하다. 누군가 갑자기 물을 뿌리면 아차……. 하면서 그대로 젖어버린다.
영구 부상의 회복까지 가능한 회복제가 있는 이 시대. 가득 남은 흉터에 대해 물으면 아깝다든지 회복제가 발명되기 전에 생긴 흉이라든지 별 이유를 댄다. 어제 댄 이유를 오늘 까먹고 다른 답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값싸고 편한 옷을 선호한다. 챙겨 입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넥타이는 내키지 않는 기색.
Profile.
[다정함|단절|무심|유혹에 약함]
외로워 보이는 이를 보면 꼭 말을 걸고, 곤란에 처한 사람은 범위 내에서 도와준다. 호의섞인 대꾸 하나 없어도 혼자서 유쾌하게 말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말씨는 다정하지만 가볍고 뒷골목의 말싸움에도 거짓말에도 익숙하다.
이와는 상반되는 모습이지만, 곁에 사람이 없다. 정확히는 연속성이 없다. 빠르게 친해졌다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영 틀린 선택만 하다가, 불필요한 싸움에 휘말렸다 싶으면 어느새 모양 빠지게 도망 가 있고, 누가 봐도 자신에게 도움되는 것 하나 없는 짓만 골라서 하다가, 참견 좀 할까 싶으면 걱정도 아깝게 훌쩍 피한다. 꼭 이럴 때만 빠르다. 마치 누군가를 자신의 선에 들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그러나 미소 짓는 얼굴은 무심하되 평온하다.
내기, 도박, 술 등 순간의 쾌감에 약한 편. 도통 생각이 거기서 벗어나지 않으니 중독인가 싶은데, 의외로 연상되는 이미지보다는 빈도가 적다. 억누르고 억누르다가 터져나오는 순간이 좋다고 한다. 그나마도 혼자서 조절하는 경우. 타인이 하자고 하면 그럴까 하며 홀랑 넘어가는 편. 주제에 술이 강한 것도 운이 좋은 것도 도박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손해를 보고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은 모양.
etc.
상자[- 과거, 당시에 소속한 조직을 팔아 살아남은 적이 있다. 조직은 그길로 파멸. 그런 주제에 또 다른 가족을 찾아 붙었다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이가 한둘이 아닌 모양.
은전 서른닢은 달콤했느냐 하는 비아냥에 본인은 입맞춤이 더욱 달았다고 대답하는 편.
- 뛰어난 사격수. 움직이는 차 안에서도 수백 미터 밖의 목표에 명중한다.
업무가 할당되고 목표가 정해지면 빠릿하게 움직이고 뒷처리도 깔끔, 계획도 완벽. 같은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