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칼날처럼 날카로운 외양과는 달리, 서글한 미소를 걸쳤다. 호방한 웃음소리와 낙천적인 기질이 그가 지닌 두 번째 본성일지도 모른다.
술잔을 기울이고 곰방대를 머금는 것, 혹은 무예의 폼을 완벽히 갖추거나 말 위에서 바람을 가르는 순간까지─삶의 모든 면면을 온몸으로 즐기는 남자. 선악을 구분짓지 않고 온전히 누림에 있어 누구와 어울림든 모남이 없다.
그러나, 그 호전적인 기질 또한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칼을 뽑는 순간의 흥분된 눈빛, 싸움판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정은, 어쩌면 주군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호위무사라는 그의 직분과는 묘하게 어긋나 보였다.
- 가슴팍에 새겨진 잉어 문신이 트레이드마크. 귀를 장식할 때는 유독 한 쪽만을 고집한다.
- 등에 매달린 것은 장권長卷으로, 위험을 방지하고자 천으로 단단히 감싸두었다. 두터운 날의 윤곽 탓에 멀리서 보면 창처럼 착각하기 쉽다고. 허리춤에는 야태도와 소도가 각각 하나씩 자리하여, 무인으로서의 면모를 조용히 증명한다.
- 스킨쉽에 있어 대체로 너그러운 편이나, 일정한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낯에는 미묘한 불쾌감이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