乐醒
러 싱
하하, 잘 만났다.
App.
가마를 심하게 탄 짧은 백색의 머리카락. 청녹색의 눈동자. 삼백안인데다 속쌍커풀을 타고나 살벌한 인상이라는 견해를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 한 눈에 보이는 손바닥의 흉터를 더하자면 그 직업마저 짐작되는 것이 그리 기이한 일은 아닌 듯. 크기가 꽤 되는, 독특한 모양의 나이프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을 여러번 목격당한 모양인데 배운 재주는 많아 눈 깜빡일 새랴 어디론가 감춰버린다지만 인상과 더불어 악소문을 불리기만 했다. 독특한 중국복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에 꽤 묘한 취향으로 분류되는 인물.
Profile.
[카르페디엠 / 천진난만 / 폭주기관차 / 고무줄텐션]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겨라! 좋게 말하면야 그렇겠지만, 그야말로 '오늘만 산다.' 계획이라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돌적이고 무모한 행태를 보이며, 재미있고 편한 게 최고라는 마인드. 그 탓에 함께하는 사람들마다 '조과제는 어려울 타입'이라는 평을 내린다. 말이 조과제지, 살벌한 판이라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고 놀고 싶은 만큼 놀아야하는 전형적 백수타입에다, '놀이'를 좋아하다 못해 도박꾼이라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다. 외외랄 게 있다면, 신들린 일처리 효율이라든가… 임무에는 재깍재깍 성실히 나간다는 점일까……. "먹여살려야 할 조막만한 아가가 있어요… 아가가~" 10대의 청소년마냥 희노애락이 또렷하고 증오나 짜증에 쉽게 반응한다. 그대로 흥이 실리면 말그대로 노 브레이크 폭주기관차! 얼마나 제멋대로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 저는 되고 남은 안 되는 내로남불은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단순하게, 타인의 감정에 대한 존중이 얕은 것은 아닌가 싶다. 방정맞은 애마냥 구는 것 치곤 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인데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어디에서 화를 내는 건지 짐작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텐션마저 '고무줄'인 모양…… 짐승마냥 웅크리고 앉아 구석의 소파에 처박혀있다거나, 접싯물에 코박을만큼 늘어져있다가도 실실 웃으며 들이대기도 하고 먹을 것에 신이 나 파티를 벌이다가도 정색하고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아하면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할 지 난감할 노릇이다.
etc.
소지품: 폴딩 나이프, 스마트폰 경극을 하던 악단 출신으로, 고아치고 출세했다 할 수 있겠으나 맨 바닥에서 잠들면 다행이라 할 정도로 취급이 고약했다. 기이할 정도의 텐션변화나 서커스 급의 묘기, 손놀림의 근간이 되는 무술 등은 이곳에서 익힌 모양. 갑작스레 큰 소리가 나는 것이나 불처럼 뜨거운 것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장시간 노출될 경우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 물론, 핀트가 나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적정선의 고통까지는 무딘 자극으로 인지하는 모양. '동물'에게 각별한 애착을 보이는데, 사람에게 가야할 인류애 등이 모두 동물에게 쏟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뒷골목에서 새끼 고양이를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한 후 파이프가 부러져라 집단을 후드려댔다는 소문은 사실로 판명난 지 오래. 브레이크가 없다보니 말릴 사람도 없었다던데, 지금은 그 고양이의 사료값에 성실히 일하는 것을 보면… 말로는 다 못할 아이러니다. 기르는 데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라, 구조까지는 해도 여럿 제 손을 떠난 모양이라 동물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볼 때마다 아주 아이마냥 운다. "허어엉, 허엉… 형, 형… 얘 죽으면 어떡해…… 어떡해…" 배운 사람에 대한 동경도 있어,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고도 하는데… 상황의 문제도 있겠지만, 선생님의 칼솜씨는 아님. '나이프'하나면, 사람을 끝내주게 잘 썰기로 유명한 고효율 인재. 이러한 인물이 이 바닥에서 명성을 누리며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여러 의심이 있었지만, 일처리에 있어서는 생각 이상으로 확실한데다 칼 쓰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천직이라고 할 밖에. 경극에서 배워온 연기력 덕택인가, 잠입을 통한 슥삭은 기본인데다 겁 없는 행동력 덕에 일대다 상황도 발군으로 평가받는 편. 그 외에 특별히 인정받는 항목이 있다면 '시체유기'로, 조각 내 필요한 부분대로 썰어담기를 참 잘한다. 공구리도 아니고 썰어서 유기라니 죄책감의 레벨부터 천지차이겠지만, 덕택에 배 띄울 일 없이 행방불명 된 건 몇 구인가 셀 수도 없을 정도. 타인과의 교감을 어려워하며, 연민의식이 얕다. 그래도 조직생활에 발전은 있었는 지, 근래엔 말을 좀 걸러 할 수 있게 됐음. 강한 수집욕. 문제가 있다면 금방 질려버린다. 충동적인 소비생활을 자랑함. 나이프 종류별로 모으기, 마음에 든 신발을 색색별·요일별로 맞춰 신기, 반짝거리는 뱃지를 사다 진열하기 등… 취미만큼은 생각 이상으로 건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