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합주
天合朱
나락에서 정의를 기대했나?
Zhao Yaan
趙雅暗 · 쟈오 야안
  • 천합주
  • 산주
  • 37세
  • 196cm
  • 100kg
  • 2월 16일

  

오늘이 나의 황금기.

 

 

 

  

 

 

수정중

동양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오밀조밀한 미남. 눈썹이 굵어 인상은 강한 편.

미끄러질 것 같은 피부는 모공 하나 보이질 않는 게 아직 뽀송해 보인다는 농담에 농조를 담기 어렵다.

 

특유의 피지컬을 살려 근접전을 선호해온 탓에 상체와 허벅지 위주로 발달된 체형. 크다는 말로 일축되기 어려운 그 자체로 위협적인 체구.

웃지 않는 모습을 보기가 더 어려운 느글대는 낯과 가벼운 행실만 아니었다면 얼굴값을 친대도 좀체 접근하고 싶지 않았을 테다.

 

결을 따라 흐르는 흑발은 채도가 없어 빛의 온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데, 대개 태양 아래 목격되다 보니 얼핏 따뜻한 색으로 착각 받는 모양.

정면에서 보자면 결이 좋고 풍성하다는 것 외의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운 평범한 스타일이나, 어깨 너머로 내려둔 뒷머리가 짧게 땋여있다. 십 수년 쯤 전엔 아주 길었다고.

 

끝이 올라갔음에도 어딘가 나른해 보이는 눈매에 눈동자는 금색과 흑색.

호화스러운 종류의 악세사리를 좋아해 화려하다는 인상을 준다.

금룡이 새겨진 새파란 창파오는 트레이드마크.

 

태닝한 듯한 구릿빛 피부 위로 깊이를 달리하는 흉이 여기저기 새겨져 있으나 목끝까지 두르는 차림 탓에 확인되는 것은 손끝 정도다.

 

 

 

 

수정중

<b>[쾌락주의/싸움광/다정한/느물거리는/문란한/수완가]</b> 

 

쾌락을 추구하는 성정에 대해서는 라테아니아의 모두가 아는 바라, 인식의 많은 부분을 흥미로 일축할 듯싶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그가 조직을 점거하고 7년간, 천합주의 세력이 말도 안 되게 불었다는 것 또한 알려진 부분이니.

외무에서 특출난 수완을 보이며 특유의 카리스마와 판단 능력으로 조직의 리더 자질에 의심을 산 바 없다.

 

라테아니아의 능력자 중에서도 유달리 강하게 태어나 갖은 전쟁에서 굴렀다.

고작 유년기를 거쳤을 무렵, 병기를 대체할 수 있을 힘에 도달했기에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전투가 매번 즐거움이었다.

쿠데타 이후 평형감각을 잃어버렸음에도 찾아든 수 없을 암살 위협을 기꺼이 도전으로 받아들였을 정도.

 

대체로 그를 다정하다고 알고 있고, 본인은 꽤 오그라든다고 생각하면서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 무법의 섬 라테아니아에서 유일하게 원수보다 은혜가 많다는 인물.

허리 놀림 가볍게 하는 것치곤 하룻밤 같이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라테아니아를 한 바퀴 감을 수 있다고 하는 게 세력을 쥐었다는 권력 때문만은 아닐 테지.

 

7년 전, 천합주 전(前)산주의 목을 떨어뜨리는 쿠데타에서 자신을 미끼로 썼다.

이 전략으로 대승을 거두었지만 사고로 이상이 생겨 평형감각이 영구히 떨어진다.

소리를 들으면 울리고 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어지럼증을 느끼는 까닭에 구역질을 참는 표정으로 "어깨 좀 빌려줘." 라는 말을 하는 것을 쉬이 볼 수 있을 정도.

 

이렇게 신체가 망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쓰는 직업인 이 바닥에서 “오늘이 나의 황금기” 라는 대사를 버릇처럼 한다.

 

덕에 사람을 밤낮으로 거치대처럼 끼고 다닌다.

잃은 감각을 대신하는 것. 난잡하다는 소문에도 그냥 웃는데, 바람둥이도 맞는 데다 자식이 88명이나 있는 이유에서다.

그들은 모두 후원하고 있는 아이들로, 기준은 알 수 없으나 전원 슬럼 출신이라는 것과 ‘어떤 조직들과도 연관되지 말 것.’을 조건으로 한다.

그들이 감사함으로 천합주에 들어오게 되면 후원을 끊는다. 연은 끊지 않지만.

 

이들이 야안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탓에 자식이라는 오인을 샀으나 어떤 소문에도 그렇듯 그저 흘렸다.

 

쟈오(趙) 가문은 본가와 분가로 나뉘는데, 분가 소속 중에서도 출신마저 불명이라 라테아니아에 신고된 신분이 없다.

77년생인 까닭은 죽은 친형의 신분을 대신 쓰고 있기 때문. 사실, 나이도 불명확하지만 소싯적부터 대대적인 경력이 많아 대충 짐작하는 모양.

1977년 2월 16일 

 

몇 년 자리를 비운 기간이 있는데, 쓰레기처럼 구르던 것도 자각하지 못하던 나날, 외부 활동을 하던 친형에 의해 바깥 생활을 경험했을 시절이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외교 활동을 한다. 덕에 자주 듣는다. 깡패 주제에. 꼴에.

 

이제 운전은 할 수 없다. 사격은 한다.

총신이 긴 베레타 두 자루로 무작정 쏘면 명중률은 그럭저럭인 모양.

 

특기는 여전히 근접전. 격투도 잘하지만 각력 자체가 뛰어나다.

신발마다 5kg씩 되는 금속을 붙여, 사람은커녕 건물 파괴마저 손쉽다고 한다.

 

근력증강만으로 맨몸인 채 총탄을 막을 수도 있다고 하니 태평할 만도.

 

​이런 문란하고 호사스러운 태도에도 불구하고 술, 담배는 하지 않는다.

심지어 약물이 성행하는 라테아니아에서 주사 한 번 맞아본 적 없다고.

 

 

 

 

  

수정중

<b>루드비히 오르</b>

 

“살려주세요.”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었다. 제가 거두었다는 이유로 혹시 모를 위험에 노출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런 일이 없다 해도, 아이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아름다워 인간이 감내하기 어려울 만치의 유혹을 품고 있었고 그것은 필시 누군가를 충동질할 것에 틀림없어 보였으니까.

 

“지금부터 아무 말도 하지 마.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내 소매를 쥐어. 그럼, 다른 사람들을 자리에서 물리지.”

 

허락된 시간은 단 7일. 나는, 네게 미래를 꿈꾸게 할 생각이었다.

오르. “네 이름은 오르야. 그렇게 감흥 없는 얼굴 하지 마라~ 황금이라는 뜻이라고.” 내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말이기도 하고? 대답 없는 낯이 섭섭하지는 않았다. 말을 잘 듣는, 들을 수밖에 없었던 이 아이가 삶을 꾸리기를 바랐지만, 지나치게 짧은 시간 동안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헤어지는 어깨 위로 황금의 용이 수놓인 창파오를 얹으며, 저는 그것으로 괜찮았다. “이것만큼은 떨어뜨리지 마.”

 

그러니 재회가 놀랍지 않다. 누구도, 이 땅에서 네게 죽음을 팔 수는 없었을 테니.

 

 

<b>르누아르</b>

 

본래 이리 문란하게 살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니, 라오쿠의 방문은 제 의도와는 무관한 집단생활의 영향이었다. 적당히 예쁜 누나 하나 짚어다 무릎이나 베고 잘 요량이었는데…… 사내새끼 주제에 뭐가 이렇게 취향이야? 

원래 뒹굴 생각 없었으니까 얼굴 좀 풀지. 낯에서 드러나는 피로에 그놈 무릎이나 베고 자기로 했다. 몸에 안 맞는 일 한다고 고생하는 것 같아 라오쿠에 그 이름을 지명해 통으로 사는 날도 드물지 않았다. 방문은 내 마음이지만, 휴식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으니까. 물론, 오래지 않아 잤다.

 

라가 머핀. 음, 너무 길다. 키티라고 하자. 죽을 것 같이 힘들면 야옹하고 불러 봐. 그럼 허리 짓 좀 멈춰볼게.

네 자존심에 그럴 리 없지, 생각하면서.

 

 

<b>타오</b>

 

저를 죽이려던 히트맨. 그가 쏜 탄환 다섯 발이 모두 명중했음에도 죽지 않았다. 사실, 그것이 저를 삶에서 굴러떨어지게 할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흥미에 동한 눈을 꼬드겨 제 옆에 두면서도, 총을 거두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내키면 해보시든가. 예민한 성정을 골리고 싶어 안아 봤고, 앓는 얼굴이 마음에 들어 잊을만하면 침실로 들였다. 박는 게 총알도 아닌데, 엄살 부릴 필요 있어?

 

 

<b>야오냐오</b>

 

한참을 길렀던 머리카락을, 빈곤에 빠진 아이에게 내어주었다. 흑단 같던 머리카락은 ‘쟈오 야안’의 신체 일부였으니 누군들 가지고 싶어 했으리라.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누군가 살았다면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굴러, 굴러, 은정으로 안 누군가가 천합주에 자신을 내던지지 않았더라면. 편하게 살 수 있었잖아. 제 머리를 분주히 땋는, 아릿할 손가락을 생각하면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다. 우리는, 그렇게밖에 살 줄 모르는 걸까. 뭐, 괜찮다. 어린 네게 지금부터 알려주면 되는 거니까. “기억해. 네 존재가 나의 은혜야. 두 번 다시 내던지지 마.”

 

 

<b>쟈오 슈엔</b>

 

쿠데타로 굴복 시킨 것은 원래 산주 자리를 대대로 차지해온 본가로, 그들에게서 굴종의 증명으로 데려온 사촌이 있다. 볼모의 처지가 분명할 텐데, 마치 처음부터 자신의 사람이었던 것처럼 유달리 군다. “너는 자유로웠으면 좋겠네.”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인 줄 알면서도.

 

 

<b>바이 인</b>

 

제가 억제하며 살아 온 갖은 것들을 그에게는 참지 않는다. 최악의 면모, 나쁜 새끼. 어떻게 느껴도 상관 없겠지. 꾸역꾸역 참아도 간혹 튀어나오는 감정에 “알아.”하고 말하면서도 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저 분출구일지도 모르겠어. 그런데도, 너는 왜 만족하는 건데?

 

 

 

 

 

SD